국물 한 냄비를 제대로 끓여 두고 싶은 날이었어요. 얼큰한 냄새부터 진하게 나는 선지 해장국이 떠올라 장바구니를 들고 동네 마트로 갔답니다.
선지 앞에서 장바구니가 잠시 멈췄어요
냉장 진열대에서 선지를 먼저 찾고, 그 옆에서 우거지와 콩나물도 챙겼어요. 선지는 포장마다 모양이 조금씩 달라 한참 들여다봤고, 우거지는 이미 삶아진 것으로 골랐답니다. 정육 코너로 옮겨 국거리만 사려다가 근막과 힘줄이 붙은 소고기 자투리도 눈에 들어왔어요. 다시 선지 앞에 서서 둘을 번갈아 보니 장바구니가 꽤 묵직해지겠더군요. 그래도 푹 끓인 뒤 국물이 녹진해지는 쪽은 오히려 이런 부위라니, 반듯한 살코기보다 오늘 냄비에는 더 잘 맞겠다 싶었죠. 선지 포장은 눌리면 모양이 흐트러질 듯해 맨 위에 올리고, 묵직한 고기와 무는 바닥으로 내렸어요. 이런 날은 장바구니 담는 순서까지 괜히 신경 쓰게 돼요.
채소 칸에서는 대파와 무, 청양고추를 담았어요. 우거지와 콩나물 사이에 대파가 자꾸 미끄러져 계산대에 올릴 때는 봉투 안이 영 어수선했답니다. 콩나물이 무 아래 깔린 걸 뒤늦게 보고 계산이 끝난 봉투를 다시 풀기도 했어요. 집에 된장과 고춧가루가 남아 있는지 헷갈려 장바구니 옆에서 잠깐 기억을 더듬었는데, 된장은 냉장고 안쪽에 분명 있었고 고춧가루도 넉넉했어요. 막상 집에 와 보니 다진 생강이 바닥을 보이더라고요. 장 본 봉투를 다시 들고 나갈까 하다가 냉동실 구석에서 겨우 찾아냈어요. 오늘은 여기까지, 싶었죠. 식탁 위에는 손질할 것과 바로 넣을 것을 나눠 펼쳤는데, 선지 해장국답게 평소 국 끓일 때보다 준비물이 많기는 많더군요.
이 국은 된장이 소고기 육수의 묵직한 냄새를 눌러 주고, 대파와 고춧가루로 낸 고추기름이 얼큰한 첫맛을 맡아요. 된장을 많이 넣어 된장국처럼 만드는 맛은 아니고, 고기와 우거지 사이에 구수한 바탕을 까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된장은 마지막 간처럼 툭 넣는 대신 처음부터 물에 풀었답니다. 고기 냄새가 남은 뒤 덮으려 하면 된장 맛만 도드라질 것 같았거든요. 고추기름도 단순히 맵게 하는 재료라기보다 생강과 소지방 향을 품고 국물 표면을 매끈하게 감싸더군요. 빨간 국물을 뜨면 먼저 칼칼하고, 삼키고 나서는 된장의 구수함이 남아요. 입안에서 거칠게 흩어지기보다 진득하게 붙는 쪽. 이 차이가 생각보다 컸답니다. 시판 고추기름만 둘렀을 때보다 손은 더 갔지만, 대파 향이 국물 전체에 퍼지는 느낌은 분명했어요.
꺼내 놓고 보니 재료가 제법 많았지만, 빠진 것 없이 한눈에 놓아두니 그제야 마음이 놓였어요. 우거지는 물기를 가볍게 털어 두고, 콩나물은 선지와 떨어진 쪽에 두었답니다. 마지막에 넣을 재료를 먼저 집어 넣는 실수를 막으려니 이 방법이 제일 편했어요. 실제 분량과 장보기 비용은 아래에 정리된 표로 확인하면 편해요.
| 조리시간 | 약 60분 |
|---|---|
| 분량 | 3인분 |
| 1인분 칼로리 | 1016 kcal |
- 소고기 (근막 및 자투리) 500g
- 물 1.5l
- 식용유 3큰술
- 다진 생강 0.5큰술
- 소지방 약간
- 대파 220g
- 무 150g
- 삶은 우거지 300g
- 소고기 다시다 0.5큰술
- 콩나물 500g
- 선지 500g
- 청양고추 30g
- 고추기름 적당량
- 된장 2큰술
- 고춧가루 5큰술
- 멸치액젓 2큰술
- 국간장 3큰술
- 다진 마늘 2큰술
- 후추 약간
- 소금 0.6큰술
팬을 떠나지 못했던 고추기름
생강과 소지방을 볶아 향을 낸 뒤 건더기를 걸러냈고, 그 기름에 대파와 고춧가루를 넣자 주방 냄새가 확 달라졌어요. 약한 불에서도 고춧가루 가장자리가 금세 짙어져 팬을 계속 저었답니다. 잠깐 콩나물 봉지를 정리한 사이 기름이 조리대에 톡톡 튀어 닦을 자리만 늘었네요 ㅎㅎ.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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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고기 겉면에 있는 근막과 힘줄이 섞인 자투리 부위를 준비하여 가위나 칼을 이용해 먹기 좋은 한입 크기로 잘라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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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력솥에 물 1.5L를 붓고 된장 2큰술을 잘 풀어준 뒤, 손질한 고기를 모두 넣고 뚜껑을 닫아 20분간 푹 끓여 육수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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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에 식용유 3큰술을 두르고 다진 생강 0.5큰술과 소지방을 넣어 튀기듯이 볶아 기름에 향을 충분히 입힌 뒤 건더기는 체로 걸러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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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이 밴 기름에 큼직하게 썬 대파 220g과 고춧가루 5큰술을 넣고 약불에서 타지 않게 저어가며 볶아 고추기름 베이스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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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력솥의 압력을 뺀 뒤, 볶아진 대파 베이스가 담긴 팬에 끓여둔 소고기와 육수를 모두 부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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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박하게 썬 무 150g과 삶은 우거지 300g을 넣고 국물이 어우러지도록 함께 끓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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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치액젓 2큰술, 국간장 3큰술, 소고기 다시다 0.5큰술, 다진 마늘 2큰술, 후추를 넣어 감칠맛과 기본적인 간을 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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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을 보고 부족한 간은 소금 0.6큰술로 맞춘 뒤, 콩나물 500g을 듬뿍 넣어 시원한 맛이 우러나도록 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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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선지 500g을 먹기 좋게 떼어 넣고 다진 청양고추를 취향껏 뿌려 한소끔 더 끓여 완성합니다.
레시피 팁
근막과 자투리 고기를 사용하면 콜라겐이 녹아나와 국물이 훨씬 녹진해집니다. 압력솥이 없다면 물을 계속 보충해가며 1시간 이상 푹 끓여주어야 고기가 부드러워집니다. 생강과 소지방을 먼저 볶아 기름에 향을 입힌 뒤 건져내면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의 고추기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선지는 마지막에 넣어 살짝만 더 끓여야 식감이 탱글탱글하게 유지됩니다. 영상에서는 선지를 넣지 않은 우거지 해장국 버전도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선지는 끝에 넣어 오래 끓이지 않았어요. 나머지 순서와 불 조절은 단계별 사진과 영상이 있는 원문을 보고 따라 했는데, 특히 고추기름 색이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사진으로 보는 편이 훨씬 쉬웠답니다.
첫 숟갈은 진하고 끝맛은 칼칼했어요
우거지에는 붉은 국물이 촵촵 배었고, 소고기 자투리는 오래 씹지 않아도 부드럽게 풀렸어요. 선지는 탱글한 식감이 남아 만족스러웠지만 특유의 향에 익숙하지 않다면 호불호가 있겠더라고요. 국물도 제 입에는 든든했지만 깔끔한 맑은 해장국을 좋아한다면 조금 무겁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한 그릇에 담기는 영양과 비용도 궁금해 아래 표를 함께 봤답니다.
| 칼로리 | 1016 kcal |
|---|---|
| 탄수화물 | 36.5 g |
| 단백질 | 103.2 g |
| 지방 | 59.6 g |
| 당류 | 11.6 g |
| 나트륨 | 4795 mg |
| 재료비 | 약 31,059원 (3인분 전체) |
| 사 먹으면 | 약 40,377원 |
다음 냄비는 우거지를 더 집어 먹게 될 듯해요
선지가 부담스러운 날에는 원문에 나온 우거지 해장국 쪽으로 바꿔도 좋겠어요. 매운맛은 청양고추를 덜어 조절하되, 된장과 직접 낸 고추기름은 그대로 두고 싶답니다.
저녁 설거지를 마치고도 냄비 바닥에 남은 국물이 자꾸 눈에 밟혔어요. 결국 작은 그릇에 한 번 더 덜어 놓고, 다음 날 아침 식탁을 벌써 예약해 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