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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그릇 하나 미리 꺼내놨을 뿐인데

오늘의 아침은 좀 달라졌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눈뜨자마자 밥솥 열고 국 데우고 반찬 꺼내고, 그야말로 전쟁 통이었는데 요즘은 순서를 살짝 바꿔봤답니다. 국그릇부터 미리 꺼내놓고 시작하는 거예요. 별거 아닌데 이게 은근히 흐름을 바꿔놓더라고요.

계기는 사실 거창하지 않아요. 막내가 요즘 밥을 늦게 먹기 시작해서, 다른 애들 먼저 챙기고 나면 저 혼자 식은 국을 데우는 날이 많아졌거든요. 그러다 하루는 순서를 바꿔봤는데 의외로 다 같이 앉는 시간이 빨라지더라고요.

아침에 국 끓는 냄새가 집안에 솔솔 퍼지면 그제야 방문이 하나씩 열려요. 그 냄새가 알람보다 나은 것 같아요 ㅎㅎ.

말 나온 김에 딴소리를 좀 하자면, 지난주에 장을 보러 갔다가 사달이 났어요. 국거리용 무 하나 사러 나간 거였는데 정신 차려보니 장바구니가 두 개였습니다. 무 옆에 있던 감자가 자꾸 눈에 밟히더니 결국 카트 가득 채워서 돌아왔어요. 이럴 거면 처음부터 목록을 써야 하는데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네요.

아무튼 그 장바구니 덕분에 요즘 아침 국이 다양해졌어요. 어제는 감자국, 오늘은 대파 듬뿍 넣은 계란국. 보글보글 끓는 소리 들으면서 밥공기 세팅하고 있으면 그 사이에 아이들이 하나둘 식탁으로 모여요. 이 냄새 하나로 하루가 시작되는 느낌, 이 맛이지 ♡.

참, 얼마 전에 차지키 두부김밥 샐러드도 이 아침 시간에 만들어본 적 있는데, 그날도 유난히 순조로웠던 기억이 나요. 밥 없이도 든든해서 좋았거든요.

요즘은 국그릇 미리 꺼내는 것 하나로 아침이 이렇게 달라지나 싶어서 저 혼자 신기해하고 있어요. 이런 작은 순서 하나가 하루를 이렇게 바꿔놓을 줄이야, 저도 몰랐죠?! 완성!! 하고 외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마음에 드는 변화예요.

오늘 아침엔 국그릇을 두 개 겹쳐서 꺼내다가 하나를 놓쳐서 식탁 밑으로 굴러갔어요.